
‘빠알간 꽃눈 내리는 시월’ 의 지리산, 반달가슴곰을 품다
- 전남 구례
발길 닿는 데로 여행을 떠나고픈 ‘가슴 속 울림’ 이 가장 강해지는 건 역시 시월이다. 때마침 세계적 여행안내서 ‘론리플래닛’ 이 시월에 가볼만한 지구촌 관광지 12선 중 하나로 반달가슴곰이 사는 지리산을 꼽았다. 노을빛보다도 더 붉은 화엄사의 단풍, 붉다 못해 핏빛 선연히 흘러 내리는 피아골의 빠알간 꽃눈…. 풍만한 구름 아래 구불구불 그려진 병풍 속에서 한가로이 나무를 타는 반달가슴곰의 고향, ‘지리산의 가을’ 로 훌쩍 떠나보자.
반달가슴곰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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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라면 모두 다 알만한 단군신화. 인간이 되고 싶은 곰과 호랑이가 동굴로 들어가 마늘과 쑥을 먹으며 대결을 벌였는데 결국 우직한 곰이 인고의 고통을 이겨내고 환웅의 처인 웅녀가 되었다는 설화다. 곰은 이처럼 단군신화에서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 해온 모신(母神)적 존재였다. 과거 백두대간을 비롯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던 곰이지만 일제강점기 때는 해수구제라는 명복으로 수천마리가 포획되고, 해방 이후에는 그릇된 보신문화와 무분별한 밀렵으로 인해 이제는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희귀한 동물이 되어버린 것이 현실. 그 중에서도 가슴에 V자 모양의 무늬가 있다하여 이름 붙여진 지리산 반달가슴곰은 멸종위기의 야생동물 1호다. 이를 복원하기 위해 설립된 지리산 마을 구례의 국립공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를 찾았다.
반달가슴곰 복원은 지리산 생태계의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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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은 적은 수이지만 이미 야생 곰이 생존해 있고, 먹이자원도 풍부해 반달곰이 살아갈 수 있는 최적의 서식조건을 갖추고 있지요. 단 사람들에 의한 밀렵이나, 서식지가 더 이상 파괴가 되지 않는다면 말이죠.”
복원연구팀장의 말이다. 2001년 반달가슴곰 복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리산으로 방사됐던 반달가슴곰은 모두 26여 마리. 그러나 이 중 6마리가 폐사했고, 4마리가 야성 부족으로 회수됐다. 죽은 6마리 가운데 3마리는 올무에 걸려, 다른 3마리는 자연사했다. 현재 16마리가 지리산에서 적응 중이라 한다. 이런 현상을 두고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이 실패했다던는 비판도 심심찮게 나온다. 또한 지리산에 방사된 후 양봉 농가를 침입, 꿀통을 습격한다거나 농작물을 못 쓰게 망가뜨려버리는 피해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이쯤 되면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곰을 왜 복원해야 하는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야생곰의 부활을 꿈꾸는 지리산의 가을
“자연사도 부적응이라기보다는 평균수명이 평균보다 짧을 수 밖에 없는 야생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특히나 곰이 야생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은 자연생태계에 문제가 생긴 탓인데, 반달가슴곰이 복원된다는 것은 우리나라 자연생태계가 건강해진다는 방증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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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설명이 이어진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에서는 현재 지리산에서 활동 중인 반달가슴곰이 야생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전파발신기를 통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 그 중 3마리는 센터에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는데 전파발신기의 배터리가 소진될 정도로 사람들을 피해 깊이 숨어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어 정해진 법정 탐방로를 이용하되 혹여 지리산에서 마주치게 되더라도 먹이를 주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접근하는 행동은 금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먼저 공격하지 않더라도 곰은 맹수이기 때문. 센터 옆 생태학습장에는 천왕이를 포함 8마리의 곰이 관리되고 있는데 이중 2마리는 인공증식을 통해 혈통이 같은 새끼를 출산하여 자연에 돌려보낼 계획이며 6마리는 자연적응 프로그램에 따라 자연으로 돌아가기 위한 생태학습과정에 있다. 생태학습장으로 가는 탐방로를 오르면 반달곰이 겨울잠을 자는 나무동굴과 자연적응훈련장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지금 지리산은 야생곰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반달가슴곰의 복원프로젝트는 바로 야생동물의 천국이었던 지리산이 다시 제 모습을 되찾기 위한 첫 번째 실험인 것이다. 자녀와 함께 단풍여행 차 지리산을 찾는다면 종복원센터를 꼭 방문해보길 권한다. 반달가슴곰 현장 체험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오색파스텔로 물든 지리산 속 천년고찰 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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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가슴곰이 사는 지리산에는 유장한 세월의 풍상을 고스란히 담은 천년고찰의 대가람들이 즐비해 있다. 그 중에서도 론리플래닛에서도 극찬한 화엄사는 그 제1경으로 꼽힌다. 백제 성왕 22년에 연기조사가 창건한 화엄사는 지리산 8대 사찰 중 제일 큰 사찰일 뿐만 아니라 유서 깊은 불교문화의 요람지다. 동양 최대의 목조건물인 각황전을 비롯해 국보 4점 등 많은 문화재가 있어 ‘문화재의 보고’ 로도 일컬어진다. 천왕문을 지나 보제루 옆을 돌면 대웅전과 각황전을 만나게 되는데 각황전 앞뜰의 석등은 통일신라 불교 중흥기의 찬란한 조각예술의 진수를 보여준다. 각황전 왼편 108계단을 오르면 4사자 삼층석탑이 있는데 인간 세상의 희로애락을 상징하는 네 마리의 돌사자가 석탑을 지탱하고 있다. 가을날의 화엄사는 화엄을 물들이는 단풍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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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으로 오르는 길에 또 하나의 천년고찰 천은사를 만난다. 옛날 경내에 이슬처럼 맑고 찬 감로천이 있어 감로사로도 불렸다 하는데 풍광이 매우 아름다울 뿐 아니라 경내에 조선시대의 가장 대표적 아미타불상인 극락전 아미타후불 탱화인 보물 1점을 비롯해 많은 문화재들이 있다. 천은사 옆으로 난 지리산 횡단도로를 이용하면 손쉽게 노고단에 오를 수 있는데 파노라믹한 지리산 경관을 볼 수 있는 천혜의 드라이브 코스. 허나 워낙 구불구불한 길이라 주의해서 운전해야 한다. 성삼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된다.
끝 간 데 없이 이어지는 구름바다 ‘노고단 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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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삼재에서 시작하는 노고단 정상까지 오르는 산행은 1시간이면 충분하지만, 그 감동은 무엇에도 비할 바가 아니다. 노고단은 천왕봉, 반야봉과 더불어 지리산 3대 주봉중의 하나로 봄이면 철쭉으로, 여름에는 원추리, 가을에는 단풍으로, 겨울엔 설화로 뒤덮이는 4색의 아름다움을 지녔다. 특히나 노고단 운해는 자연의 조화가 만들어낸 신비의 절경. 남쪽으로부터 구름과 안개가 파도처럼 밀려와 노고단을 감싸 안을 때면 지리산은 홀연히 바다가 되어 버린다. 끝 간 데 없이 이어지는 구름바다, 그 한 가운데 서서 맛보는 자연의 신비로움은 누구라도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다. 구름 위는 신선의 세계요, 아래는 세속이 되는 기가 막힌 장관…. 노고단의 운해는 숱한 운해 중 으뜸으로 치기에 걸림이 없다.
계곡마다 핏빛 선연한 가을이 흐르는 ‘피아골’
매년 화려한 단풍축제가 열리는 피아골의 단풍의 향연
노고단의 등 너머서 섬진강으로 흐르는 물줄기가 동남쪽으로 깊이 빠져나간 장장 15km의 큰 계곡은 그 이름도 유명한 피아골이다. 피아골의 지명은 옛날 속세를 버리고 이 곳 선경을 찾는 선객들이 오곡중의 하나였던 피를 많이 가꾸었던 연고로 자연히 피밭골이라 부르게 된 것이 피아골로 변한 것이라고. 특히나 피아골은 조선시대 의병, 지리산의 빨치산, 한국 전쟁 등 우리나라 아픔의 역사 속에 많은 사람들이 숨져갔던 곳이기도 하다. 10월 중순 피아골의 가을은 지리산신의 조화로 온 계곡이 오색의 단풍으로 붉게 물들이고 계곡에 흐르는 맑은 물에 비친 단풍과 이를 보는 사람들 마음마저 물들인다는 산홍(山紅), 수홍(水紅), 인홍(人紅)의 삼홍(三紅)으로 그 명성이 대단하다. 피아골에서는 매년 가을 축제가 열리는데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3일간 구례군 토지면 외곡리 기촌 솔밭 일원에서 펼쳐진다.
요염한 붉은 꽃송이 열리는 ‘산수유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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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대명사 단풍은 아니지만 ‘붉음’ 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운 곳이 바로 산동면 상위마을이다. 일명 산수유마을이라 불리는 상위마을은 지리산 만복대 아래 자리하고 있는데 국내 최대의 산수유 생산지. 임진왜란 시 피난민들이 자리 잡은 곳으로 100집이 넘는 큰 마을이었지만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뿔뿔이 흩어지고 지금은 30여 채 가까이 남아있다. 봄이면 마을길 가득, 계곡 가득 샛노란 꽃을 뭉게뭉게 피어내 보는 이들을 매료시키고 만다. 가을을 맞은 상위마을은 온통 붉음이다. 산자락 개울을 따라 빨갛게 꽃단장한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어 이를 앵글에 담기 위해 전국의 사진애호가들이 쉴새없이 드나들기도 한다. 산수유 따기 체험도 가능한데 이달 말에 시작해 11월 중순까지 진행된다.
<여행지 더 보기>
하나. 수락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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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포토는 산동면 소재제 원촌에서 4km거리의 수락촌 아래 절벽에 걸려있다. 폭포의 높이가 15m나 되고 특히 여름철이면 많은 부녀자들이 이곳에 와 폭포수를 맞으며 더위를 식혀 가는데 신경통과 근육통의 효험이 있다 전해진다.
둘. 야생화 자연생태체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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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기술센터내에 위치한 자연생태체험학습장은 야생화 표본과 압화를 전시한 야생화 전시관. 야생화 학습원과 잠자리 생태원, 전통작물학습원, 허브전시포, 연꽃전시포 등이 있어 야생화를 이용한 작은 공예품을 직접 제작해 볼 수 있다.
<여행 팁>
◇ 화엄사 가는 방법
* 서울 출발 : 서울 - 대전 - 전주 - 남원, 춘향터널 지나 우측 순천행 19번 산업국도 - 밤재터널 - 20.2km - 구례 IC에서 19번 국도로 진입하여 냉천 삼거리에서 좌회전 (18번국도) - 3.5km - 마광삼거리에서 직진 - 2.1km - 화엄사
* 부산 출발 : 부산 - 남해고속도로 - 120km - 하동 - 19번 국도 - 12km - 하동읍 - 19번 국도 - 34.5km - 냉천 삼거리에서 우회전 - 18번 국도 - 3.5km - 마광삼거리에서 직진 - 2.1km - 화엄사
◇ 지리산 산행코스 안내
* 피아골 노고단 코스 : 연곡사 - 피아골 대피소 - 임걸령- 노고단
* 화엄사 노고단 코스 : 화엄사 - 참샘- 중재 - 집선대 - 눈썹바위 - 무냉기 - 노고단
* 반야봉 코스 : 노고단대피소 - 노고단 정상- 임걸령 - 노루목 - 반야봉
* 뱀사골 코스 : 전적 기념관 - 탁용소 - 간장소 - 대피소 - 화개재
* 성삼재 코스 : 성삼재 휴게소 - 무냉기 - 노고단대피소 - 노고단 정상
◇ 산수유마을 가는 방법
경부 · 중부고속도로 (회덕IC) - 호남고속도로(전주IC) - 전주 - 남원 - 구례방면 진입 하여 9km지점의 밤재터널을 지나 3km정도 더진행하면 산동면 온천랜드 도로표지판 있음
- 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마케팅팀 손은덕 취재기자(tossong@naver.com)